![[COOP] 한발두발놀이터 협동조합을 만나다](http://pns.or.kr/wp-content/uploads/2018/11/한발2.jpg)
(한발두발놀이터협동조합 황미선 이사장)
Q. 이사장님, 안녕하세요. 먼저 조합 소개 좀 해주세요.
A. 네 저희 한발두발놀이터협동조합은 시흥시에 있는 놀이 강사들이 모여서 만든 협동조합입니다. 아이들이 아이답게 잘 크려면 놀이가 중요하다는 생각에서 출발했고, 그중에서도 점점 잊혀져가는 우리의 전래놀이를 통해 ‘함께 잘 노는법’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전래놀이 지도자를 양성하고, 지역 내 학교 등에서 학생들에게 전래놀이를 포함한 놀이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Q. ‘한발두발놀이터’라는 조합명이 참 예쁩니다. 어떤 의미가 담긴 건가요?
A. 우리 전래놀이중에 ‘한발두발 놀이’라는게 있어요. 아마 어릴 때 많이 해보셨을 거예요. 술래가 아닌 친구들이 처음에는 한 발, 다음에는 두 발, 이렇게 걸음 수를 늘려가고 술래는 한 걸음 적게 따라가서 친구들을 잡는 놀이죠. 거기서 따온 이름인데 주변에서 한발두발은 너무 느리지 않느냐고, 성큼성큼 정도는 되야 되지 않겠냐며 농담처럼 말씀하십니다.(웃음)
Q. 그럼 한발두발놀이터의 설립목적은 전래놀이를 통해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전래놀이 지도자를 양성하시는 건가요?
A. 맞습니다. 놀이도 교육이라는 게 저희의 생각입니다. 놀이를 통해 아이들이 함께 노는 법과 협력하는 방법을 배우고, 건강하게 성장하도록 돕는 게 저희의 설립목적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전래놀이 지도자들이 양성되서 지역에서 활동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래놀이 지도자 양성과정 교육모습)
Q. 혹시 전래놀이 몇 가지만 소개해 주실 수 있나요?
A. 진놀이라고 들어보셨어요? 전라도 지역에서는 진놀이와 비슷한 ‘나이먹기’라는 놀이가 있어요. ‘진놀이’는 누가 먼저 나와서 상대방의 포로를 데려가느냐가 승패를 좌우하는 게임인데, ‘나이먹기’ 놀이는 거기에 나이를 결합한 놀이예요. 양쪽이 서로 상대방 진을 터치하면 나이를 먹고, 나이가 많은 사람이 적은 사람을 터치하면 나이를 먹는 게임입니다. 그래서 나이가 적은 친구들은 도망다닐 수 밖에 없고, 나이가 많은 사람들은 상대방 진을 치기 위해 뛰어다녀야 하죠. 신체활동이 많을 수 밖에 없는 놀이예요. 사실 이건 직접 해봐야 하는데 말로 설명하려니 힘드네요.(웃음) 전래놀이 대부분이 훈련같은 놀이를 많이 해요. 어려서부터 놀이를 통해 훈육이나 훈련을 많이 했으니까요.
그리고 또 ‘산가지’라는 전래놀이도 하나 소개해 드릴께요. ‘산가지’는 예전에 셈을 할 때 쓰던 가느다란 젖가락같은 거예요. 끝에 색깔을 넣어 색깔마다 점수를 매길 수 있죠. 장소에 상관없이 할 수 있는 놀이인데, 예전에는 겨울에 눈이 많이 오면 밖에 나가기가 어려웠잖아요. 그래서 추운 겨울날 집안에서 많이 하던 놀이예요. 재미도 있지만 어린 친구들에게는 숫자공부를 겸할 수 있는 유익한 놀이죠.
(‘산가지’ 전래놀이)
Q. 전래놀이에 관심을 가지시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A. 결혼하고 나서 10년 동안 살림하고 아이 키우다 보니, 어느순간 경력 단절 여성이 되어 있더라구요. 다른 조합원분들도 대부분 그렇구요. 다시 사회에 나와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일이 과연 있을까 처음에는 자신이 없었어요. 그래서 우선 교육을 먼저 받아야겠다 했는데 그게 ‘전래놀이지도자 양성과정’이었어요. 수업을 들으며 이거다 싶었죠. 저도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다 보니 평소 아이들이 공부에 치여 제대로 놀지 못하는게 안타까웠거든요.
동네 놀이터에 가봐도 요즘 아이들은 저희 어릴 때처럼 체계적으로 놀지를 못하더라구요. 그게 학습이 안되서 그런거라고 생각해요. 예전에는 대부분 집집마다 형제 자매가 서너명 씩 됐는데 요즘은 한둘인 경우가 대부분이고 혼자인 친구들도 많잖아요. 그러다보니 같이 놀 사람이 줄어들고 점점 놀이방식을 잊어버리는 거죠. 같이 노는것 보다는 혼자 노는게 익숙해지구요. 그렇게 어울려 노는 방식이 잊혀지는게 안타까워서 함께 노는 즐거움을 알려주고 싶었어요. 정말 재밌게 놀려면 혼자가 아니라 ‘함께’ 놀아야 된다는 걸 알려주고 싶은 마음에 전래놀이전문가가 되어 아이들에게 직접 알리기로 했죠. 마침 같은 교육을 듣던 분들 중 뜻이 맞는 분들이 있어 아예 협동조합을 만들었어요.
Q. 협동조합을 설립하는 데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A. 보통은 잘 알고 지내던 분들이 의기투합해서 협동조합을 만드시잖아요. 그런데 저희는 교육을 들으러 왔다가 전래놀이에 대한 중요성에 대해 공감하게 됐고, 서로 잘 모르던 사람들이 공통의 목표와 가치를 가지고 같이 공부하면서 협동조합에 대해 알게 된거죠. 그래서 처음에는 협동조합이 뭔지, 사회적경제가 뭔지 잘 몰랐어요. 그래서 더 열심히 공부했죠. 그 덕분에 협동조합을 설립하는데는 큰 어려움이 없었던 거 같아요.
오히려 설립보다는 운영하는데 큰 고비가 있었어요.(웃음) 처음에 저희가 학교 돌봄교실에 가지 못하는 맞벌이 부부들의 아이들을 케어해 주자는 생각에 돌봄교실을 만들었어요. 거기서 전래놀이를 포함한 다양한 놀이프로그램도 진행했구요.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각 학교마다 돌봄교실이 2개로 확대가 된 거예요.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만 믿고 충분한 사전조사 없이 진행한 결과였죠. 넓은 평수의 사무실까지 임대했는데, 결국 비싼 수업료를 낸 셈이죠. 1년 정도 버티다가 2014년도에 지금의 사무실로 이사를 했어요. 지금은 웃으면서 얘기하지만, 그 땐 참 힘들었어요.
Q. 지역 내 학교와 연계해서 놀이교육을 한다고 하셨는데,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나요?
A. 다들 처음에는 놀이로 교육을 한다는 걸 잘 이해하지 못하셨어요. 그런데 시흥시 교육지원청에서 저희가 전래놀이를 교육하는 걸 보고 학교수업을 제안하셨어요. ‘학교와 지역연계’라고 해서 시흥시에 있는 마을강사를 활용해 학생들에게 다양한 수업을 제공하는 사업이었죠. 지역에 있는 강사들이 학교에서 활동하면 학교에서는 다양한 분야의 교육을 제공할 수 있으니까, 결국 지역과 학교를 모두 건강하게 만들겠다는 취지였죠. 요즘은 학교에서도 놀이에 대한 중요성을 많이 인지하셔서 놀이수업을 많이 요청하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주로 많이 하는 놀이수업은 산가지, 쌍육이 같은 전래놀이도 있지만, 사회적경제 교육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보통 시에서 학교로 공문을 보내 교육대상자를 모집하면 해당 학교에 가서 대상 학생들에게 교육을 하는 방식이죠. 보통 보드게임이나 스플렌더 같은 교구도 활용하고, 다양한 활동들을 하다가 마지막에 가상으로 협동조합을 만들어 보는 거죠. 학교에서는 교사들이 하기 어려운 분야이기도 하고, 학생들의 관심도 높아 교육요청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Q. 마지막으로 한발두발놀이터협동조합이 설립된 지 벌써 만 4년이 되었는데, 협동조합을 준비하시는 분들에게 조언 한 말씀 해주세요.
A. 저희가 처음 협동조합을 설립했을 때 봤던 조합들이 지금은 없어진 곳이 너무 많아요. 안타까운 일이죠. 저희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협동조합을 설립하고 운영하는데 책임감과 사명감이 꼭 필요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동아리나 친목회처럼 가볍게 그냥 한 번 해볼까 하는 마음이라면 지속적으로 운영하기 힘들거든요. 그리고 사업 내용과 관련한 충분한 사전조사를 하시라는 말씀도요.(웃음) 저희가 몸소 어려움을 겪어보니 꼭 필요한 부분이더라구요. 협동조합을 준비하시는 분들에게 작게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조합원 가입 및 전래놀이 교육 문의
-담당자: 황미선 이사장
-전화번호: 070-8803-1279
-주소 : 경기도 시흥시 새재로7번길 6-1 (장현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