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 맘때 고양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서 2017년 사회적기업가육성사업 창업팀 대상 예비사회적기업 지정 컨설팅을 진행했다. 이때 (주)늘푸른문화나무의 김경숙 대표를 처음 만났고, 기업의 소셜미션과 비즈니스모델에 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2016년 사회적기업가육성사업 매니저로 참여했기에 육성사업 창업팀에게는 각별한 애정이 있다. 기업의 현재 역량과 사업진행 정도를 확인하면서 어떻게 하면 육성사업을 잘 마무리하고, 효과적으로 예비사회적기업에 진입할 수 있는지 많은 고민을 했다.

기우도 잠시 김경숙 대표는 당당하고, 자신감이 있었다. 말 한마디 한마디에 기업의 소셜미션과 비즈니스모델을 깊게 고민한 흔적이 보였다. 2018년 제1차 경기도형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 받았고, 지금은 한창 인형극 공연과 교육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장마가 끝난 7월 첫 주 김경숙 대표를 만나 그간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전통과 문화의 중요성

김경숙 대표는 유아교육을 전공했다. 유치원 선생님으로 활동하다 강사로 직업을 바꿨고, 이 때 어린이와 성인 대상 수학교육, 외국 브랜드의 프로그램 등 다양한 교육을 진행했다. 여러가지 교육 콘텐츠 중 가장 전문적으로 했던 교육이 바로 전래교육이다.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콘텐츠가 있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으며, 거부감이 없었다. 전래교육을 진행하면서 전통과 문화를 계승하고, 발전시키기겠다는 의무감도 작용했다.

고양문화원에서 어르신 인형극단 양성교육에 강사로 참여했다. 어르신들과 함께 교육하고, 공연 하면서 그들만의 장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바로 젊은 사람들은 가지고 있지 못하는 정서적인 포근함과 넉넉함이다. 어린이들에게 접근할 때 어르신들의 이런 부분은 큰 강점이 된다.

인형극을 진행하면서 어르신들의 열정과 봉사정신, 나아가 일하고 싶은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이 분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자’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마침 시흥시에 있는 사회적기업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대표님과 여러가지 이야기를 하면서 ‘내가 가야할 길이 여기였구나’라고 다짐했다.

“처음에는 협동조합으로 할까 주식회사로 할까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문화공연이나 문화서비스를 제공하는 단체들은 많은데, 주식회사는 소수로 판단해 주식회사를 설립하기기로 하고 기존의 단체들과는 다른 문화 사회적기업을 만들어보자고 이야기 했습니다.”

(주)늘푸른문화나무는 고양문화원과 더불어 어르신 문화즐김터로 선정돼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10개 동아리가 활동하고 있고, 이분들 중 실력이 뛰어나신 분은 공연과 문화기획을 함께하고 있다. 현재 김경숙 대표는 신규 단원들을 계속 모집하고 있으며, 뜻이 같은 분들은 직원으로 채용해 어르신 일자리 창출에도 노력하고 있다.

뿌리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

“사회적기업이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업의 경쟁력이 우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2016년 고양시 사회적기업가 창업공모전에 도전해 선정됐고, 이듬해 2017년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창업팀에 선발됐다. 육성사업으로 사업비 지원을 받아 공연 콘텐츠를 개발하고, 기업홍보를 했으며, 전문멘토링을 통해 기업의 소셜미션과 비즈니스모델을 구체화 할 수 있었다.

(주)늘푸른문화나무의 사업아이템은 인형극이다. 인형극을 하는 단체들은 꽤 많다. 다만 김경숙 대표는 우리만의 경쟁력 있는 콘텐츠가 있다고 강조한다. 바로 지역의 역사이야기, 설화이야기, 문화이야기로 구성된 공연콘텐츠다.

“동아리로 인형극을 하는 단체들은 많습니다. 아쉽게도 기업형태를 유지하면서 지속가능한 단체는 거의 없는 실정입니다. 우리는 우리만의 독창적인 콘텐츠가 있습니다. 콘텐츠의 질적 향상을 위해서 가령 역사이야기 공연을 한다면 국악팀을 섭외해 음향 효과를 내는 등 공연의 수준을 높이고 있습니다.”

목표가 있다면 국내외 관광객들이 고양시를 방문했을 때 반드시 거쳐가는 관광코스로 (주)늘푸른문화나무의 역사 인형극을 관람하게 하는 것이다. 더불어 춘천인형극제, 정선인형극제 등 타지자체에서 진행하는 인형극 축제를 경기북부에서도 개최하는 것이다. 고양시의 꽃 박람회처럼 고양시의 대표적인 축제이자 전국적으로 유명한 축제로 만들어보고 싶은 소망이 있다. 그 시발점이 올해 10월에 개최되는 (주)늘푸른문화나무가 주관하는 고양 인형극제다.

밥 할머니, 효자 박대성과 인왕산 호랑이

(주)늘푸른문화나무에서 자신있게 선보이는 인형극이 바로 밥 할머니와 효자 박대성과 인왕산 호랑이다. 밥 할머니는 한국판 잔다르크로, 최초의 여성 의병장 이야기를 공연으로 만든 것이다. 임진왜란 당시 행주대첩 전투에서 여성들을 이끌고 전쟁에 참여했으며, 병자호란때에도 굶주린 사람들을 위해 밥을 제공하는 등 구휼에 힘썼다. 남녀차별이 심했던 조선시대에 순종을 강요당했던 여성상을 깨고 이러한 활약을 했다는 점에서 오늘날 큰 메시지를 전달한다.

효자 박대성과 인왕산 호랑이는 효와 관련된 이야기로 실제 설화로 남아있는 이야기를 공연으로 만들었다. 매일 부모님 묘를 찾아가 문안 인사를 드리고, 그때 함께 동행했던 동물이 바로 호랑이다. 효라는 콘텐츠를 호랑이와 엮어 재밌게 효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공연이다.

“밥 할머니 공연은 최소 10여명의 단원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추후에 20여명이 참여해 행주대첩과 연결되는 스토리로 확장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주)늘푸른문화나무의 대표적인 역사 인형극으로 브랜드할 생각입니다.”

후배 사회적기업가육성사업 참가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

김경숙 대표는 본인이 추구하는 사회적 목적이나 사회적 가치를 명확하게 이해하고, 스스로 납득한 후 사회적기업가육성사업에 참여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육성사업에 참여하기 전 사회적경제 관련 교육을 이수해 사회적경제 전반을 이해하고, 육성사업 기간 동안 기업의 소셜미션과 비즈니스모델을 구체화시키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단순히 사업비를 받아 창업을 해보자라는 마음가짐이면 곤란하다는 의미다.

지속가능성도 강조했다. 매출을 높이는 방법, 영업이익을 낼 수 있는 전략 등 경영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어떤 부분에 집중해야 하고, 노력해야하는지 특히 이런 부분은 육성사업 기간 동안 담임멘토와 충분히 논의하고, 전문멘토링을 통해 도움을 받으면 좋겠다고 했다.

“인형극 진행이나 공연활동에는 자신 있지만 기업가의 관점에서 경영이라던지, 인사노무, 회계부문에서는 부족한 점이 많았습니다. 이 부분을 보완할 수 있었던 것이 전문멘토링이였고, 실제 기업을 운영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육성사업을 통해 창업팀간 정보가 공유된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자칫 내 사업에만 집중하면 객관적인 시각을 잃어버리고, 다양한 관점과 가능성, 기회를 상실 할 수 있다. 이런 부분을 보완할 수 있도록 창업팀간 네트워크가 중요하고, 담임멘토와의 소통도 중요하다.

“작년에 두 명의 멘토님과 육성사업을 했는데 사업의 방향성이나 시각은 각각 달랐지만 여러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오히려 이런 부분들을 통해 사업을 다방면에서 체크할 수 있었고, 긍정적으로 작용했습니다.”

김경숙 대표는 고양시창업아카데미 출신으로 사회적기업가육성사업 창업팀으로 선정됐다. 그 만큼 사업 준비기간이 길었고, 기업의 사회적 가치와 사회적경제에 높은 이해를 바탕으로 육성사업 졸업 후 승승장구하고 있다. 특히 인형극은 많은 연습량이 필요하고, 기술적인 부분도 요구되고 있어 진입장벽이 높다. 고양시 뿐만 아니라 추후 김포시와 파주시에서도 활동할 계획을 갖고 있어 앞으로 사업이 더욱 번창할 것으로 기대된다. 내년에 사회적기업 인증을 준비한다는 목표로 열심히 전진하는 그의 모습에 박수를 보낸다.

취재. 글 사회적기업지원실 박정기 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