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임금님 수라상에 진상했던 장단삼백에는 파주 임진강 쌀, 파주 개성인삼 그리고 장단 지역에서 자란다고 해서 장단콩이라고 불리는 콩 세 가지가 있다. 특히 장단콩은 대한민국 최초의 콩 장려품종으로 선발된 장단백목을 탄생시킨 본 고장 장단 지역에서 자란다. 그만큼 장단콩은 한국의 콩 브랜드 중 최고의 자리에 있다고 말해도 모자람이 없다. 민통선(DMZ)의 청정 자연환경과 큰 일교차, 마사토(참흙)에서 자라는 특별한 장단콩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초콜릿으로도 만나볼 수 있단 사실 알고 있는가? 콩을 좋아하지 않는 아이들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장단콩 초콜릿을 개발한 ㈜DMZ드림푸드의 공지예 대표를 만나 여러 가지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사회적기업 ㈜DMZ드림푸드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DMZ드림푸드는 2009년 개인사업자로 시작하여 현재 사회적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여성기업인이자, 8년차 1인 창조기업입니다. 콩 재배부터 생산, 가공 그리고 유통 서비스까지 하는 6차 산업으로 농촌융복합 사업으로 인증 받았습니다. 현재는 파주특산물인 장단콩으로 초콜릿을 개발하여 판매하며, 임진각에 체험 장소를 설치하여 아이들이 직접 장단콩 초콜릿을 만들어 볼 수 있는 체험 서비스도 진행하고 있어요.
장단콩 초콜릿은 국내 최초 콩 초콜릿으로 유명한데요. 장단콩으로 초콜릿을 만들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저는 원래 수화통역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었고, 임진각 문화관광해설사로도 활동했어요. 파주 토박이죠. 관광 해설사 활동을 하면서 항상 생각했던 것 중 하나가 파주를 대표할 수 있는 관광 상품이 없을까라는 고민이었어요. 파주에 와서 관광객들이 사가는 관광 상품은 대부분 중국산 공산품과 티셔츠 같은 것들이었고, 파주에서 생산되어 판매되는 관광기념품은 거의 없었죠. 그러던 중 건강에 이상이 생겨 치료를 위해 일을 그만뒀고, 우연치 않게 떠난 호주 배낭 여행길에서 초콜릿을 버무린 콩을 먹었어요. 그 콩을 보고는 파주에도 장단콩이 유명한데 장단콩으로 만든 초콜릿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때 많이 아팠었는데, 죽기 전에 파주 명물을 만들어보자 싶었어요. 한국에 돌아와서 암 보험금으로 모은 1억원으로 2천만원만 투자해서 장단콩으로 초콜릿을 만들어보자 결심했어요.
파주의 명물을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 가장 큰 계기가 되셨군요. 현재 ㈜디엠제트드림푸드는 공장도 설립하여 체계적으로 운영되는 기업으로 성장했어요. 이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를 때라 소상공인지원센터에서 컨설팅을 받았어요. 자본금이 얼마냐고 물어 보셔서 2천만원이라고 대답했죠. 그랬더니 3배가 필요할거라고 말씀하셨어요. 저는 대단한 사업을 하겠다거나 많은 돈을 벌겠다는 생각이 없었어요. 그래서 딱 2천만원만 써보겠다 생각했죠. 당시에 저는 국가에서 지원하는 사업이 있다는 것이나 사업계획서 작성 방법 같은 것은 전혀 모를 때라 정말 개발만 생각했어요. 막상 혼자서 개발을 시작하다보니 개발비용만 2천만원이 훌쩍 넘었어요. 심지어 항암치료 중이라 사람을 만나기도 쉽지 않아 혼자서 모든 일을 진행했죠.
그렇게 힘들게 개발한 초콜릿을 주변 사람들한테 먹여봤더니 반응이 좋았어요. “한 번 팔아볼까?” 란 생각이 드니 포장 디자인, 재료비 등 생각지 않은 비용이 많이 들었어요. 자부담이 점점 커지면서 경제적 심리적 부담이 들었고, 사람들한테 알리고자 처음 공모전에 출품했어요. 운이 좋게 수상하면서 기사를 통해 외부에 많이 알려졌어요. ‘재미들렸다’라는 말이 맞을 것 같아요. 전국에 있는 공모전이라는 공모전에 다 참가했고, 상도 많이 받았어요. 그리고 여러 국가 지원사업에 선정되면서 장단콩 초콜릿을 홍보하는데 많은 역할을 한 것 같아요.
장단콩 초콜릿이라는 걸 알리는데 대표님이 정말 많은 노력을 하셨던 것 같아요. 공모전이나 지원사업에 선정되었던 것 역시 제품의 우수성이 뛰어난 이유도 컸을 거구요. 일반 시중 초콜릿과 비교했을 때 장단콩 초콜릿의 강점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가장 큰 강점은 우리나라에 하나 밖에 없는 초콜릿이라는 점이에요. 그리고 1차 소비자 타겟이 관광객이기 때문에 관광지의 대표 상품으로 쉽게 안착할 수 있었던 유리한 점도 있고요. 물론 지역 특성 상 북한 도발이라든지 메르스 같은 외부 환경 때문에 관광객이 많이 오지 않는 시기에는 힘들긴 해요. 그럼에도 일정 관광객이 계속 찾아오니 유리하다고 할 수 있죠. 지금도 상품 개발에 많이 투자하고 있어요. 초콜릿이 아닌 쌀을 이용한 기능성 칩과 같은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장단콩 초콜릿을 개발해서 판매하기까지 우여곡절이 정말 많으셨을 것 같아요. 사회적기업가로 활동한다는 것도 사실 굉장히 어려운 일이잖아요. 그럼에도 사회적기업에 대해 생각하시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사회복지를 전공했었지만, 사회적기업에 대해 잘 몰랐었어요. 처음부터 사회적기업이 되려는 생각은 없었죠. 민통선 안에서 조그맣게 사업을 시작했을 때, 소분하는 일 때문에 사람을 구해야 했었는데, 사회복지를 전공해서 그런지 장애인을 고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근데 특수한 위치 때문인지 오려고 하는 분들이 없었죠. 그러던 중 파주에 있는 특수학급에서 직업 훈련 교육과 관련해서 연락이 왔는데 처음에는 위생 문제 때문에 거절했었어요. 거절한 날, 밤을 새며 고민했죠. 사실 저희 부모님도 장애인이신데 사회복지를 전공한 내가, 장애인 직업교육을 거절하는 것이 옳은 일일까? 밤새도록 고민했어요. 다음 날 위생 부분에 대해서는 사회복지사가 동행해서 관리하겠다는 약속을 받고, 아이들을 받았어요. 그렇게 1~2년 정도 같이 일을 했더니 아이들이 졸업할 때가 됐어요. 졸업한 후의 진로를 물어보니 갈만한 곳이 없다더라구요. 내가 채용 해야겠다 생각했죠. 그 때 아이들이 5명이었는데, 이 아이들을 책임지고 고용하려면 기업으로써의 모습을 갖춰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 때 파주시에서 운영하는 사회적기업가 양성과정 교육을 들으면서 사회적기업을 접하게 되었죠. 투자를 통해서 빚도 많이 졌지만, 아이들을 계속 고용하기 위한 계기를 통해 기업으로써 활동하게 된 것 같아요.
대표님 얘기를 들으니 ㈜디엠제트드림푸드가 그래서 현재 위치까지 오게 될 수 있었구나 라는 이해가 가네요. 경기북부에서도 파주는 (예비)사회적기업의 수가 많은 편인데요. 다른 (예비)사회적기업과의 교류들이 많으신가요?
파주시사회적경제협회, 파주시협동조합연합회가 따로 있고, 단순히 존재만 하는 것이 아니라 활동도 굉장히 많이 해요. 지난주에는 1박 2일 동안 파주시 사회적경제 기업이 모여 체육대회를 열었어요. 그리고 파주의 일부 사회적기업이 모여 ‘협동조합 한울교육문화지원센터’를 설립했는데요. 서비스 업종의 기업들이 모여 교육 사업 위주로 진행하고 있어요. 파주에 위치한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킨 학생들이 징계를 받기 전 저희한테 먼저 교육을 받음으로써 징계가 완화되는 경우도 많답니다. 현재는 사회적 협동조합으로 전환을 고민하고 있는 중이에요. 파주에 있는 사회적기업들도 많은 활동들을 하고 있답니다.
마지막으로 공지예 대표에게 사회적기업을 꿈꾸는 예비 사회적기업가를 위해 한마디를 부탁드렸으나 그녀는 내가 무슨 자격으로 그런 이야기를 하겠냐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하지만 인터뷰 하는 동안 느꼈던 그녀는 사업을 시작한지 8년이 된 지금까지도 여전히 열정적이고, 사회적기업가라는 타이틀이 아주 잘 어울리는 사람이었다.